골든글로브 2020 시상식의 기록

2020. 1. 11. 06:11일상수집/일상수집

오스카 시상식은 몇 차례 챙겨봤지만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보는건 처음이었다

 

기생충의 노미네이트 때문인지 OCN에서 친절히 자막까지 달아 방영해 주어

첫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이전에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오스카 시상식을 채널 CGV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실황 중계였던 만큼 자막이 전체 내용보다는 어느부분 간소화되고 타이밍 또한 맞지 않아서 

나는 차라리 하루 지난 뒤라도 제대로된 자막으로 방영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더 좋게 느껴졌다

 

오스카 시상식이 약간 격조를 차린? 일반적인 연기대상의 느낌이라면

골든글로브는 약간 파티? 피로연? 약간 전직원이 함께 하는 회사 연간행사의 느낌이 들었다

좀 더 서로 친밀감 있는 느낌이랄까

 

무대와 배우 및 관계자들의 테이블이 일단 가깝게 위치해 있고

조밀하게 배치된 테이블위엔 샴페인과 주류들이 있으며 음식도 제공되는 걸 보니

격식없이 즐기는 파티의 느낌이 더했다 

수상자들이 그 좁은 테이블을 뚫고 수상소감을 발표하러 나오는 것도

왠지 회사 행사분위기처럼 정답게 느껴지기도 하고

 

긴 텀을 두고 수상자 발표 및 수상소감을 발표하는 오스카 시상식과 다르게

골든글로브는 뭐든지 빨랐다

뭔가 한국인의 정서가 느껴졌달까 ㅋㅋㅋㅋ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시상이 끝나면 바로 다음 시상을 위한 배우들이 나오고

시상 역시 뜸들이지 않고 빠른 템포로 진행되어서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 덕분인지 많은 시상분야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수상하러 나오는 길이 가장 길게 느껴지는 마법)

공동수상을 남발하지 않는것도 좋았고..

중간중간 인터미션처럼 하이라이트영상을 편집해주는것도 센스있게 보였다

 

인상깊었던 순간들을 짧게 기록하자면

1. 호스트였던 세상 쿨남 리키 저베이스

시크하게 사이다를 남발했던 호스트

감독상 후보에 여성감독이 없다는 사실을 꼬집어 냈던 것이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

 

2.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

1인치도 안되는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영화계만을 칭하는 것이 아닌 전체를 관통하는 말 같았다

 

3. 기네스 펠트로의 멋진 드레스

그녀가 등장할 때 관중에서 탄성이 나올만큼 유니크하고 멋진 그녀의 드레스

수상자 로라던을 기쁘게 부르던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4. 엠베서더 

시상식 중간 중간 시상/수상자들의 출/퇴장을 안내하던 청년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엠베서더 역할을 했고 피어스 브로스넌의 두 아들이라고 소개했다(훈훈)

수익금은 교육에 어려움이 있는, 굶주림에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한 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시상식에 이런 역할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 윌 페렐이 피어스 브로스넌과 시상을 진행할때 옆에서 계속 너무 잘생겼다고 능청스럽게 주접떨때도 웃음이 터졌다)

 

TREVOR TOTARO/IMAGE GROUP/HFPA

5. 올리비아 콜먼의 수상소감

그녀는 작년 오스카시상식에서도 인상깊은 수상소감을 남겼는데

(유쾌한 영국인이 연상되는)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여전히 미소를 자아내는 수상소감을 했다

본인은 유명인들을 구경하는 재미에 시상식을 즐기고 있었다고

상을 받을 생각을 하지 못해서 오렌지 주스? 드링크를 많이 마셔서 좀 취했다고 너스레 떠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6. 브레드 피트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한 화면에

작품상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소개를 위해 두 배우가 무대에 올랐을때..

맘마미아!

 

좋은거 = 크게크게

 

7. BEST ORIGINAL SONG 시상에 나선 안셀 엘고트와 다코타 패닝

Best Song부분답게 능청스럽게 노래로 관객의 호응까지 유도하며 수상을 소개하던 애정하는 배우 안셀 엘고트와

귀여운 안경이 잘 어울리던 다코타 패닝

젊은 여배우가 안경을 쓰고 시상식에 참여하는 경우는 잘 본적이 없는것 같아서 새로웠다

안경이 다코타 패닝과도 드레스와도 너무 잘 어울렸다

 

귀여워 ㅜ ㅜ

 

 

8. 공로상 시상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다

TV / 영화부분의 공로상 시상이었는데

수상자와 연결관계가 있는 배우들이 직접 나와 본인의 개인적인 에피소드와 함께

수상자를 소개하는 점이 인상깊었고 감동적이었다

그들을 소개하는 영상들 역시 데뷔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작품의 중요한 순간들을 짜임새있게 구성했다고 느껴졌다

 

 

케이트 매키넌이 엘런 드제너러스를 소개하며

그녀의 고단했지만 용기있는 행동들이 얼마나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를 설명할땐 뭉클했다

샤를리즈 테론의 소개에 담겨진 톰 행크스 역시 그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전달되었다

Tom is everyman.

He just makes the world better place.

 

누군가 나를 이렇게 이해하고 소개해 준다면

당사자 역시 너무 기쁠 것 같다

 

톰 행크스의 수상소감도 인상적이었다

 

함께 일한 사람에게 훔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일입니다
저는 그들에게 무언가를 훔쳤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수행해야 합니다.
새벽 3시건 밤 11시건 그 과정을 믿으며 스스로 그 기준에 도달해야 합니다

 

배우들은 늘 시간에 맞춰오고 대사를 익히면서 여러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서 시도해봐야 합니다
만약 그 아이디어가 좋지 않다면 그 약간의 실수로 돌아 볼 수 있습니다

 

Check the gate

 

그의 수상소감은 인생을 관통하는 말 처럼 느껴졌다

명언 / 필사 중독자인 나에겐 자연스럽게 기록하고 싶었던 말

 

또한 수상소감을 통해 얼마나 그가 성실한 배우인지

단지 그는 유명세 있는 배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자리를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해 왔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고

또한 나에겐 자극이 되는 말이기도 했다

 

 

 

9. 미셸 윌리엄스의 수상소감

 

 이제 나도 내 선택이 여러분과 다를 수 있다는 걸 잘 알아요. 

 투표할 때가 됐을 때 부디 자신의 신념에 따라 투표하세요. 수년 동안 남자들이 투표해왔고 그래서 세상이 그들처럼 돌아가지만, 우리가 이 나라의 가장 큰 투표의 주체라는 걸 잊지 마세요. 이제 세상을 우리처럼 만듭시다.

 

그녀의 묵직한 수상소감 이후 구글링을 통해 그녀의 다른 인터뷰를 찾을 수 있었다

같이 출연한 남자배우와 출연료 격차의 문제로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고.

 “개인적으로는 굴욕을 당했지만 사회적으로는 전환점이 된 거죠.” 

 

좋은 신념을 가진 배우를 알 수 있게 되어 기쁘다

 

http://www.gqkorea.co.kr/2018/10/04/인생의-새로운-장을-맞은-미셸-윌리엄스/

 

인생의 새로운 장을 맞은 미셸 윌리엄스 | 지큐 코리아 (GQ Korea)

인생과 일, 모든 면에서 새로운 장을 맞은 미셸 윌리엄스는 그토록 원하던 자유를 찾았다. 자기 자신이 되다청바지, 랭글러. 모자, 매니 개미지스 텍사스 해터스. 빈티지 탱크톱과 반다나, 모두 얼리 할로윈. 미셸 윌리엄스가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를 재촬영할 때였다. 는 배우 간의 출연료 차이에 대한 기사를 내보냈다. 해당 기사가 중점적으로 다룬 것은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마크 월버그와 여자 주인공을 맡은 미셸 윌리엄스의 출연료였다. 둘 사이의 출연료

www.gqkorea.co.kr

미셸 윌리엄스는 다른 여성이 희망 혹은 지침을 얻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수입과 더불어 사생활을 공개할 결심을 했다고 한다.

“원래 전 그런 것들에 대한 얘기를 조금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든 거예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저만큼 힘겹게 허우적대고, 뭔가를 오랫동안 찾아온 사람에게 제 얘기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거죠.”

 

 

 

 

 

10. 제이슨 모모아

이 포스팅을 위해 구글링중 어떤 사이트에서

"2020골든글로브 시상식 최애 순간은?" 이라는 서베이에서

당당히 2위를 하고 있는 제이슨 모모아의 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 접한 시상식이었지만

전체적으로 유쾌했고

애정하는 배우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즐거웠던 시상식이었다

 

 

 

 

정리가 잘 되어있는 보그 기사도 있었다

http://www.vogue.co.kr/?p=211534

 

2020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남긴 말 말 말 | 보그 코리아 (Vogue Korea)

봉준호 감독의 수상으로 의미 있었던 2020 골든글로브 시상식, 시상식과 애프터 파티는 끝났지만 리키 저베이스의 독설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베이스의 독설과 수상자들의 재미있는 혹은 의미 있는 소감을 모았습니다. 리키 저베이스 "이제 아무도 영화엔 관심 없어요. 영화관에도 안 가고, TV도 안 보잖아요. 다들 넷플릭스만 본다고요. 내 역할은 여기 나와서 '넷플릭스, 정말 잘했어, 네가 이겼어, 끝' 이게 다예요. 이 시상식 보는 대신에 집에서 시즌

www.vog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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